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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여성 징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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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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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지난 8월3일(현지시간)부터 군 복무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리고, 남성을 넘어 18세 이상 여성까지 징병제를 확대했다. 이로써 덴마크는 2015년 노르웨이, 2019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여성 복무를 의무화했다. 복무 기간 연장과 여성 징집은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날로 커지는 러시아의 위협을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도 국방력 강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작년 11월 치러진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남성에 제한된 병역의무를 여성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유권자 84%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 방안 지지자들은 현행 제도가 군 복무 중 쌓는 인맥과 경험에서 배제되는 여성에게도 차별적이라며 ‘진정한 평등’을 주장했으나 압도적 표차에 막혔다. 스위스 정부도 반대했다. 군과 민방위 인력은 이미 충분하고, 추가 징집으로 노동인력이 줄면 막대한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장과 사회에서의 평등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와 가족 돌봄, 가사 등 무급 노동의 상당 부분을 떠안은 여성에게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도 냈다.

저출산 여파로 병역 자원이 급감한 국내에서도 여성 징병제 논의가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2024년 4월 치러진 22대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 등이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개혁신당 개혁연구원이 지난 8월 공개한 여론조사(18세 이상 남녀 1006명 대상) 결과 여성 징병제 찬성 의견은 59.6, 반대는 34.0로 각각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64.8, 여성 54.5가 찬성했다. 찬성 의견은 전 연령대에서 과반에 달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그제 국정감사에서 여성 징병제 관련 질의에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주무부처인 국방부나 병무청은 당장 검토에 나설 사안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신중히 추진해야겠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마지노선이라던 50만 상비군이 깨진 지 오래다. 여성 징병제 도입을 둘러싸고 어떤 결론이 나든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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