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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홈런’ 날린 홈플러스 어쩌다…법정관리 신청에 협력사·소비자 불안

, 이슈팀

입력 : 2025-03-04 14:55:04 수정 : 2025-03-04 16: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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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
“신용등급 하락…사전예방적 대응 차원”
일부 협력사 자금 정산 지연된 사례도
슈퍼세일 행사 차질 빚어질 가능성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마트와 온라인 등 모든 채널이 정상 영업된다고 강조했지만,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사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는 재정적 문제가 있는 채무자나 기업이 주주나 채권자 등에 대해 채무를 일정 부분 변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법적 절차다.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모습. 뉴스1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절차 신청이 ‘사전예방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아져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영업 효율화와 주요 점포 리뉴얼에도 불구하고 매출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된다. 임직원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결정으로 금융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서 현금수지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금까지 한 번도 채무불이행을 한 적이 없고,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회생절차 개시 명령이 바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모습. 뉴스1

 

그러나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은 단순한 강등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실질적인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3년 9월에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홈플러스의 단기 채무는 크게 증가했는데, 2024년 2월 기준 유동부채(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 부채)는 3조4962억원으로, 전년(2조1991억원)보다 약 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9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금액은 7조2000억원으로, 그 중 2조2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이후 MBK는 전국 20여개 점포를 매각해 4조원가량의 빚을 갚았다.

 

그러나 치열한 온오프라인 경쟁과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초저가 유통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자금 유동성 악화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국내 유통 시장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심각한 사태”라며 “온오프라인 마켓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중국 대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자율적 경쟁 성장을 넘어 시장을 붕괴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은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초 일부 협력사에 대해 자금 정산이 지연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홈플런 is BACK' 행사.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창립 28주년을 맞아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슈퍼세일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홈플러스는 광고 모델로 배우 김수현을 재발탁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에서 대표 제품인 삼겹살은 100g당 790원에 판매돼 ‘오픈런’을 빚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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