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제 발등 찍는 미국… 커지는 ‘S 공포’ [트럼프 관세전쟁 개전]

입력 : 2025-03-04 18:37:20 수정 : 2025-03-04 22:55:4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상대국 맞불에 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전기 CUV 가격 1750만원 인상 관측
“국가부채로 3년 내 심장마비” 경고도
뉴욕 증시·비트코인 동반 하락 ‘불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위험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이 상대국에게 우선적으로 타격을 주고 단기적으로 세수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미 경제에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워윅 맥키빈 선임위원은 보고서에서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시 미국의 성장률은 2026∼2029년 매년 0.2%포인트가량 낮추고, 2025년 인플레이션을 0.43%포인트 높이는 영향을 미칠 거라고 분석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한 식료품점에서 사람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관세 부과 상대국의 보복 조치 예고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메랑 효과’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경제분석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예고한 관세가 시행될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가격이 각각 9000달러(약 1300만원), 1만2000달러(약1750만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관세가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미국 신차 수요를 12% 정도 위축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경제지표에도 미국의 성장세가 이미 둔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의 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해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28일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미 0.2% 감소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시기인 2021년 2월(-0.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미국에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을 기록하면서 전월(50.9)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 지표가 기준선이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에, 밑돌면 수축 국면임을 시사한다.

 

이 밖에 미국 재정적자가 부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오드 랏츠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부채 위기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심장마비와 같이 갑자기 올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3년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상화폐 하루 만에 폭락 가상화폐가 급락한 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강남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언급 이후 급등했던 가상화폐는 관세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하루 만에 폭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8.65% 떨어진 1억2714만8000원에, 이더리움은 12.74% 떨어진 317만9000원에 거래됐다. 뉴스1

달리오는 미국이 현재 기존 채권 상환을 위해 새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인데 채권 구매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정적자 감축 조치를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중순 심리적 저항선인 4.5%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 3일 4.1%대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입장 재확인으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49.67포인트(-1.48%) 하락한 4만3191.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각각 1.76%, 2.64%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 언급에 폭등했던 비트코인도 하루 만에 동반 하락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4시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6252달러로 24시간 전보다 8.29% 급락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14.66% 폭락했고, 엑스알피(리플)도 15.79% 떨어졌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영파씨 지아나 ‘완벽한 미모’
  • 영파씨 지아나 ‘완벽한 미모’
  • 이세영 '상큼 발랄'
  • 에스파 카리나 '깜찍한 볼 콕'
  • 김옥빈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