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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미국에 146조원 투자”… 기업들 속속 ‘백기 투항’ [트럼프 관세전쟁 개전]

입력 : 2025-03-04 17:47:33 수정 : 2025-03-04 17: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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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기자회견 열어 발표
“신규 제조시설 건설에 쓰일 것”

혼다자동차 “새 모델 美서 생산”
화이자는 “유사시 美 공장 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따라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로서는 높은 생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 생산을 확대해야 관세 부과에 따른 경쟁력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웨이저자 회장(오른쪽)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TSMC가 최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에 단기간에 1000억달러(약 146조원)의 신규 자본을 투자하기로 발표했다”며 “신규 투자는 애리조나주에 5개의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수천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오늘 발표로 TSMC의 대미국 투자는 모두 1650억달러가 된다”면서 “이것은 미국 및 TSMC에 엄청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며 “이것은 경제 안보는 물론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웨이 회장을 “이 방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번 투자 배경에 대해 “TSMC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여러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으로 관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을 미국 내로 이전시켜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일본 2위 완성차업체인 혼다자동차도 당초 멕시코 과나후아토에서 2027년 11월부터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생산기지를 미국 인디애나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생산 일정도 2028년 5월로 밀렸다. 인디애나 공장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혼다자동차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국가에서 물량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글로벌 제약업체 화이자도 필요할 경우 미국 공장 생산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TD 코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필요가 있다면 미국 내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곳(미국)에 생산공장이 있으며 생산 용량도 양호하다”면서 “유사시에는 외국 공장 생산물량을 이곳으로 옮겨 그것(관세 타격)을 완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전략대화’ 2차 회의가 끝난 뒤 ‘CO₂표준 규정’ 개정안을 이달 안에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애초 올해부터 배출량 초과 시 과징금을 부과하려 했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3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이는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에 높아진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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