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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관세협상 급물살, 속도보다는 국익 우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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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6 22:58:01 수정 : 2025-10-16 2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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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한국과의 협상은 곧 마무리”
원화 투자 구성·방식 등서 일부 진전
美에 유리한 수익 배분 구조 고쳐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국과의 협상은 곧 마무리될 것 같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지금 디테일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향후 10일 내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통화스와프 대상이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관세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우리 입장을 관철하는 게 중요하다.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약 497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양국이 이견을 좁혀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어제 방미에 나선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측과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했다. 쟁점은 3500억달러에 대한 ‘투자 방식’(현금 투자 비중)과 ‘외환시장 안전장치’(통화스와프)다. 한국은 3500억달러 중 현금을 내는 지분 투자(equity)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보증(credit guarantees)으로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loans)로 채우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은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의 우려를 고려해 달러가 아닌 원화 계좌를 통한 투자 방안 등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관은 금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제 “3500억달러는 선불”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는 진전이 없다”고 했다. 일부 대미 투자 구성·방식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500조원 가까운 돈을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현금 투자 비율을 합리적 수준으로 낮추고, 대출·보증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급선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투자처 결정이나 수익 배분 등도 바로잡아야 한다. 통화스와프 논의에서도 결과물을 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미국으로 넘어가 협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25% 관세 폭탄으로 기업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시간에 쫓겨 섣불리 합의하는 건 소탐대실이다.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또 다른 청구서를 내밀 게 뻔하다. 너무 늦어서도 안 되겠지만, 지금은 속도가 아닌 국익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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