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수는 이제 그만.”
노화를 막기 위해 레몬을 물에 타 마시는 ‘레몬워터 루틴’이 한때 건강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위가 약하거나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역이었다.
최근 이런 이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대체 식음료가 있다. 바로 ‘카카오닙스 워터’다.

카카오닙스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콩을 발효·건조 후 잘게 부순 천연 식품이다.
설탕이나 첨가물 없이도 풍부한 풍미와 건강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크 초콜릿보다 ‘가공 전 원물’로서 더 순수한 항산화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7%대 고성장…슈퍼푸드 시장의 ‘다크호스’
17일 시장조사기관 IMARC 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카카오닙스 시장 규모는 2024년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넘어섰다.
오는 2033년에는 2억8000만달러(약 3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 7.3%에 해당하는 수치로, 강황·아로니아와 함께 ‘세계 3대 항산화 식품’으로 꼽히는 카카오닙스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 △다크 초콜릿 인기 △윤리적 소비 확산 등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2033년까지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카카오닙스 시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식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항산화의 제왕, 활성산소를 잡는다
카카오닙스의 핵심 효능은 ‘항산화’다.
카카오에는 폴리페놀·카테킨·프로시아니딘 등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중화해 세포 손상과 노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5명을 대상으로 6주간 카카오를 섭취하게 한 결과,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스트레스 지표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건국대 연구팀은 카카오닙스의 프로시아니딘이 암세포 형성을 유도하는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한다고 밝혔다.
식품영양학 한 전문가는 “카카오닙스는 단순한 트렌드 식품이 아니다”라며 “폴리페놀, 카테킨, 프로시아니딘 같은 항산화 성분이 노화·암·혈관질환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압·혈관 개선 효과도 ‘입증’
카카오닙스의 또 다른 강점은 혈관 건강이다.
독일 쾰른대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44명에게 카카오닙스를 18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혈압이 평균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에 풍부한 카테킨이 혈관 속 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을 배출해 혈류 개선을 돕기 때문이다.
카카오닙스는 조리 과정 없이 그대로 씹어 먹을 수 있지만, 쓴맛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이럴 땐 뜨거운 물에 우려 차처럼 마시는 방법이 좋다. 유효 성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쓴맛은 줄일 수 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티스푼 2~3스푼(약 10g 내외). 카카오닙스에는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불면이나 심박수 증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쓴맛 뒤에 숨은 진짜 건강”
카카오닙스는 건강식품일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원료로도 주목받는다.
카카오콩 재배 과정에서 공정무역, 친환경 생산 방식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건강을 위한 소비’가 ‘지구를 위한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을 이끌고 있다.
한 식품 정책 전문가는 “카카오닙스는 지속가능한 식물성 원료이자 윤리적 소비의 상징”이라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레몬의 산미 대신 카카오의 쌉쌀한 향. ‘레몬수’ 대신 ‘카카오닙스 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활성산소를 줄이고, 혈관을 보호하며, 환경까지 생각하는 다층적 슈퍼푸드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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