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사망한 인질의 유해 송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휴전 합의가 붕괴 위기에 몰렸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반환하기로 한 사망 인질 28명의 시신 중 현재까지 9구만 이스라엘측에 인계했다. 생존 인질 20명은 지난 13일 전원 석방됐다.

하마스는 이날 “나머지 시신은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 있어 굴착기 등 중장비 반입 없이 추가 수습이 어렵다”며 인질 반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전념하고 있으며, 인질 시신 전부를 인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국제적십자사도 이런 어려움을 인정하고 하마스의 시신 반환 의지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가 재난 구호 전문가들을 파견해 하마스의 시신 수색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시신 반환 지연이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휴전 발표 후 72시간 이내에 생존 및 사망 인질 48명 전원을 돌려보낸다는 것이 휴전 합의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번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시신 송환이 완료될 때까지 전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반입 통제를 강화하며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양측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이 지난 10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최소 24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내용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선을 넘어오려 해서 위협 제거를 위해 발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는 이날도 이스라엘군 발포로 최소 7명이 사망하는 등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등 휴전 합의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가자 평화 구상’을 제안해 1단계 합의를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권력 이양을 거부하며 가자 통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휴전합의에 없는 살인을 이어간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그들을 죽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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