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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들추니 ‘텅텅’…“앞으로 못먹어요?” 난리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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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8 21:10:00 수정 : 2025-11-18 21:15:42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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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 수급난에 햄버거·샌드위치 업계 비상
롯데리아는 혼용, 써브웨이는 판매 일시중단
이상기후 ‘채소 대란’ 매년 반복…“대책 필요”

“지금 키오스크랑 배달 주문은 막아뒀어요. 샐러드 주문하시려면 수량이나 양 조절 때문에 직접 대면 주문만 가능합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써브웨이. 샐러드 구매를 묻는 손님들 질문에 직원은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키오스크와 판매대에는 ‘양상추 부족 관련 안내문’이 크게 내걸려 있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써브웨이에 양상추 수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수연 기자

 

기온 이상으로 인한 양상추 수급난에 햄버거·샌드위치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채소 공급 불안 문제가 매년 반복되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리아·써브웨이 등 주요 햄버거·샌드위치 프랜차이즈는 이상 기후로 인한 양상추 생산량 급감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을 보면 이달 중순 기준 전국 도매시장의 양상추(고품) 가격은 ㎏당 814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평년 대비 233%나 올랐다.

 

롯데리아는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서 제공 중이다. 본사 직영점 대부분은 양상추·양배추 혼용 체계를 운영 중이며, 가맹점 역시 자체적으로 마트에서 양상추를 구입해 사용할 수는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 혼용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양상추를 아예 빼고 제공할 수는 없다 보니 대체 채소로 중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은 이달 말까지 한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써브웨이도 최근 모든 샐러드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재고 상황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긴 하나 순차적으로 전면 중단된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도 정량으로만 제공하고 사용량을 차츰 줄일 예정이다. 내달 중 판매 재개를 목표로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판매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양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버거킹·맘스터치·노브랜드버거·쉐이크쉑 등은 당장의 양상추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후기 등에는 샐러드 속 양상추 양이 적다거나 양배추가 섞인 햄버거를 받았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단체로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복불복’으로 들어가 있었다” “양상추 대신 양배추가 들어가니 맛이 다르다” “햄버거 빵을 열었는데 텅텅 빈 느낌이다” “정량이 맞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못 먹는 건가” 등의 내용이다.

 

채소 수급 불안은 업계에서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앞서 2021년에는 이상 한파, 2022년에는 폭염·폭우·태풍이 겹치며 양상추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지난해 10월에도 긴 폭염 여파로 양상추와 토마토가 동시에 품귀 사태를 겪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년 반복되는 양상추 수급 문제에 산지 다변화나 사전 물량 기획으로 대비에 나서고 있으나, 이 역시도 한계가 있어 장기적인 안정화 대책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덥거나 추운 기후가 반복되면서 냉해 등 피해로 양상추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양상추는 국내외에서 수입·조달이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생산량 자체가 줄어 가격까지 빠르게 오르고 있다. 11월엔 국내산 물량에 의존하는데 수입처도 마땅치 않다”며 “가격 인상도 어렵고 메뉴 운영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반복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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