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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본격 가동된 메카공동방위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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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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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의 피에 대한 복수를.” 680년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외손자이자 제4대 칼리프 알리의 아들 후세인 이븐 알리가 우마이야왕조 군대에 처참하게 살해됐다. 후세인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참회자들’이라 부르며 봉기했으나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피는 또 다른 피를 부르게 마련이다.

친알리계 지도자 무크타르 세력은 후세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추적해 처단했다. 후세인은 이슬람 시아파의 제3대 이맘으로 추앙받고, 우마이야왕조는 수니파의 정치적·제도적 기틀을 마련한 제국이다. 카르발라 사건은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열의 역사 시발점이다. 국제정치학자 발리 나스르는 중동의 종파 갈등을 단순한 종교 대립이 아닌, 한쪽의 번영이 상대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진단한다.

카르발라 사건 이후 1346년이 흘렀지만, 종파 분쟁은 지정학적 격랑과 맞물려 확대되는 형국이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군 병력을 신속히 배치하기로 했다. 수니파 3국이 지난 8월 체결한 메카공동방위협정(메카동맹)이 본격 가동되는 모양새다.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최근 사우디의 성지 메디나 배전시설을 공격했다. 회원국 한 곳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협정 내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원칙을 연상시킨다.

세 나라의 결합은 군사적으로 예사롭지 않다. 튀르키예는 나토의 핵심 군사 강국이자 드론 등 방위산업 강국이다. 파키스탄은 핵무기와 대규모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세계 원유 매장량의 17%를 가진 에너지 강국이다. 사우디의 오일머니, 튀르키예의 방산 역량, 파키스탄의 핵 억지력이 단일 삼각동맹으로 결합하는 셈이다. 수니파 3국의 집단방위 구도가 굳어진다면 중동의 세력 균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사우디가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안전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두 종파의 맹주다. 메카동맹은 중동의 평화를 지키는 방패가 될 것인가, 또 다른 대규모 종파 분쟁의 도화선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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