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무대 구석에서 동생의 화음에 밀려 변방을 맴돌던 소년은 없었다. 대신 2014년 우승이라는 왕좌를 거머쥐며 등장한 악뮤 이찬혁은 이제 평범한 싱어송라이터를 넘어 자본주의 시장의 허를 찌르는 치밀한 투자자로 거듭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그가 지난 2020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골목에 품에 안은 낡은 꼬마빌딩은, 작년 기준 시세 68억원이라는 거대한 성과표로 돌아왔다. 매입가 47억5000만원에서 시작해 21억원의 시세차익을 기
10월이 시작되며 전국의 운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의 계도 기간을 마친 경찰청이 본격적인 하반기 현장 집중단속의 칼을 뽑아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달부터 12월 31일까지 이어지는 단속의 핵심은 누구나 알면서도 무심코 넘기기 쉬운 기본 교통법규 준수다. 제도의 뼈대가 어떻게 바뀌는지, 무엇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부풀려진 소문인지 팩트를 짚어본다. ■ 깜빡이 안 켜면 벌점 10점 추진도로 위에서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위반 행위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를 보유한 이용자가 1천만명을 훌쩍 넘었지만, 실제 이용자는 300만명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5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원화 실명계좌 보유자는 총 1천162만9천68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 이용자는 379만5천580명으로, 전체의 32.6%에 그쳤다. 실명계좌를 보유한
“혼자는 역부족, 조직화 최우선”… 유족 결집, 제도가 되다 [탐사기획-자살예방법, 살아남은 사람들]9월11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해안 도시 워딩의 한 가정집. 청록색 벽 아래 놓인 짙은 갈색 가죽 소파에 앤 펠로이가 앉았다. 머리 위에는 펠로이의 아들 올리버 헤어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찍은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펠로이는 손바닥으로 소파를 짚으며 “이 소파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앉아 서로 껴안곤 했다”고 말했다. 스물두 살에 자살로 세상을 떠난 둘째
“유족의 서비스 공백 경험, 정책 설계에 큰 도움” [탐사기획-자살예방법, 살아남은 사람들]자살로 가족을 잃은 사람의 경험은 통계나 연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하는 정책의 빈틈을 드러낸다. 영국에서 자살 유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지원 체계와 정책을 움직여온 배경이다. 자살 사별과 자살 예방을 연구해온 알렉산드라 피트만(사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9월 9일(현지시간) 연구실에서 세계
[설왕설래] 돌고 돌아 또 ‘공안’(公安) 우리나라 검찰 직제에 ‘공안’(公安)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1964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이 처음이다. 간첩이나 반체제 세력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에 ‘공공 안전’을 뜻하는 공안부 이름을 붙인 것이다. 1973년엔 대검찰청에도 공안부가 생겨 전국 검찰의 공안 업무를 지휘하게 됐다. 검찰 공안부가 사라진 요즘 젊은이들은 ‘공안’ 하면 우리의 경찰에 해당
[세계포럼] 李 대통령의 ‘바나나 국정’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9월 기이한 국무회의를 목격했다. TV 생중계 화면에서 이 대통령이 사과·배 가격 상승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바나나값 문제를 제기하더니 집요하게 추궁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치, 환율을 가격 상승 원인으로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내가 추측하는 이유는, 정확
[세계타워] 느린 韓 자율주행, 기술만의 문제인가 “또 로보 택시네.” 최근 출장을 다녀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89년 역사의 금문교도, 언덕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이 도시 특유의 마을 풍경도 아니었다. 다소 요란해 보이는 장치를 군데군데 달고 있는 구글 웨이모의 로보택시였다. 처음에는 “와, 진짜 운전자가 없네”라며 신기해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세상에 이 도시에선 로보택시가 안
[김상훈의 제5영역] “K컬처가 최고” 이런 자랑 그만하자 얼마 전 ‘백넘버’라는 일본 밴드의 첫 내한공연이 열렸다. 2004년 결성된 밴드인데, 일본에선 엄청난 인기였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하지만 예매는 순식간에 매진됐고, 일산 킨텍스를 채운 한국 관객들은 일본어로 가사를 ‘떼창’했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이런 장면을 두고 혹시 일본 언론에 “한국 청년들이 일본병을 앓는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