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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눈높이 낮추래서 하향입사했더니 지옥"

입력 : 2017-06-26 17:00:00 수정 : 2017-06-25 14: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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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시대 청춘이라는 이유로 더 아파해야만 하는 건가요?"
취업준비생 김모(28)씨는 "청년구직자들의 눈이 높은 게 아니다. 대기업 취업 어렵다고 눈 낮춰 중소기업 가면 정말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서 근로기준법 적용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등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사장이 직원을 마치 소모품 취급하고, 월급은 적게 주며, 열심히 일해 회사 키워놓으면 사장 친척이나 가족들이 낙하산 타고 입사해 '가족회사'처럼 되어 버린다"며 "이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은 일단 중소기업이라도 가라고 하는데, 요즘 어느 정도 규모있는 곳은 1명 뽑는데 최소 50명씩 몰린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48)씨는 "자기 자식은 대기업, 공기업 가야하지만 남의 자식은 눈만 높다면서 중소기업 가라고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냐"며 "내 자식 콧물 흘리는 건 안타깝고, 남의 자식 눈물 흘리는 건 배부른 투정이라고 생각하는 속 좁은 사람 되지 말자"고 꼬집었다.

전체 청년층(15∼29세) 실업률 격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 9.8%로, 전체 실업률보다 6.1%포인트 높았다.

배율도 확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벌어졌다.

이는 전반적인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대기업 신규채용 감소,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으로 청년층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체실업률 3.7% vs 청년층실업률 9.8%…체감실업률 더 높을 듯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3.7%,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청년층 실업률이 6.1%포인트 더 높았다. 이는 실업자 통계 기준이 바뀐 2000년 이래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2000년 전체 실업률은 4.4%, 청년층 실업률은 8.1%로 격차는 3.7%포인트에 불과했다. 2003년 4.4%포인트로 벌어진 뒤 4%포인트대 수준을 유지하던 실업률 격차는 2013년 4.9%포인트로 확대됐다. 2014년 5.5%포인트, 2015년 5.6%포인트에 이어 지난해 6%포인트대까지 벌어졌다.

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청년층 실업률은 10.8%로 전체 실업률(4.3%) 대비 6.5%포인트 높았다. 역시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7.0%포인트)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청년층 실업률을 전체 실업률로 나눈 배율을 살펴봐도 2012년 2.34배에서 2013년 2.58배로 껑충 뛴 뒤 2014년 2.57배, 2015년 2.56배에 이어 지난해 2.65배까지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층 실업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3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11.8%)은 전체 실업률(4.3%)의 2.74배였다. 반면 미국은 2.03배, 일본은 2.09배로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이같은 격차는 전반적인 고용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청년층 고용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내 아이는 대기업·공기업 가라면서…눈만 높은 남의 자식은 중소기업이라도 가라?"

지난해 조선 등 제조업 구조조정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적 불안감이 겹치면서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줄였고, 그마저도 신규 보다는 경력직 위주로 채용했다.

정부는 2015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년째 청년고용대책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50∼60대 중심으로 취업자가 많이 늘었고, 대기업의 신규채용이 활발하지 못하면서 청년층 취업 사정이 특히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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