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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핵추진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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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30 23:28:12 수정 : 2025-10-30 23:28:11
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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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추진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사용하는 만큼 이론적으로 무기한 부상하지 않은 채 수중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동력으로 쓰면 보통 30년 이상인 설계수명 동안 한 번의 연료 교체 없이 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전술핵잠수함(SS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운용 중인 국가는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인도까지 6곳인데, 우리나라가 7번째로 테이프를 끊을 기회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튿날인 어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회담 하루 만에 승인했다는 소식을 흔쾌히 알린 만큼 우리 정부의 숙원인 핵잠수함 건조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7번째 핵잠수함 보유국으론 호주가 유력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영국, 호주와 ‘오커스’(AUKUS) 안보 동맹을 결성하면서 2032∼2035년 호주에 자국산 핵잠수함 2대를 인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복병이다. 핵보유국이 아닌 한국과 호주가 SSN을 추진하는 데 비해 북한은 2021년 SSBN 개발 의지를 밝힌 뒤 불과 3년 만인 지난 3월 최대 1만t급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잠수함 건조 사진을 공개했다. 파병 대가로 러시아에서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받은 게 아닌지 우려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조선소는 국내 최다 잠수함 수주실적을 자랑하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자회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67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한 미국의 풍부한 제조 인프라까지 더해지면 한국형 핵잠수함 도입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가까운 동맹인 영국, 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조차 직접 기술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기밀 보호를 위해 건조 장소를 필리조선소로 잡았을 수도 있다. 안보와 독자적인 핵잠수함 건조능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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