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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 값으로 ‘300억’ 벌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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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1 05:00:00 수정 : 2025-11-01 09:12:25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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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한 잔에 300억짜리 광고”…엔비디아 젠슨 황의 ‘깐부 회동’, K-브랜드가 웃었다
치킨·소맥·홍삼까지 세계 CEO들의 한 끼가 만든 ‘K-소비문화의 글로벌 마케팅 교과서’

엔비디아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한 ‘치맥 회동’이 산업계를 넘어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단 70분간의 만남이었지만, 등장한 모든 브랜드 깐부치킨, 하이트진로, 정관장이 동시에 ‘광고 효과’를 누리며 ‘K-브랜드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깐부 회동’은 한국의 음식, 음주, 건강, 정서, 비즈니스 문화가 융합된 ‘K-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의 결정판’으로 기록될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의 ‘깐부치킨 삼성동점’. 세계 반도체·AI·자동차 산업의 리더 세 사람이 치킨집에서 마주앉았다.

 

이 회동은 장소 이름을 따 ‘깐부 회동’으로 불리며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깐부’라는 한국식 정서어(친구·동료)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만큼, 상징성과 화제성이 모두 폭발했다.

 

젠슨 황은 “저는 치킨을 정말 좋아하고, 맥주를 좋아한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이런 자리가 너무 좋다”며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그의 한마디는 단순한 인터뷰가 아닌 ‘K-치맥 문화’의 글로벌 홍보 문구로 읽혔다.

 

◆“브랜드는 웃었다”…깐부치킨·하이트진로·정관장 ‘무임승차급’ 대박

 

회동 직후, 깐부치킨은 배달앱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전국 매장이 조기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되는 등 폭발적 반응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우리도 깐부치킨에서 치맥해야겠다”, “300억짜리 광고를 공짜로 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하이트진로 역시 예상치 못한 광고 효과를 얻었다.

 

젠슨 황이 테이블 옆의 ‘소맥 타워’에 호기심을 보이자 이 회장이 직접 ‘소맥 문화’를 설명했고, 이내 테이블엔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이 등장했다.

 

황 CEO는 “술이 좀 싱겁다”며 직접 소주를 추가했고, 정 회장이 “이게 바로 테슬라(테라+참이슬) 폭탄주”라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자아냈다.

 

세 사람은 러브샷을 하며 분위기를 즐겼다. 이 장면 하나로 ‘K-주류 문화’는 전 세계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심지어 황 CEO가 시민에게서 선물로 받은 정관장 ‘에브리타임 한라봉 플레이버’까지 회자됐다.

 

“이게 건강에 좋은 건가요?”라는 그의 말 한마디는 정관장 홍삼의 글로벌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에브리타임’은 국내외에서 하루 한 포 건강식품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제품으로, 이번 ‘깐부 회동’을 계기로 ‘K-웰니스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켰다.

 

◆단순한 만남 아닌 ‘문화적 상징’이 된 이유

 

이번 회동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삼성·현대차·엔비디아라는 기술 산업의 리더들이 전통적 한국 외식문화 속에서 소통했다는 점은, 기술과 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 파워 협력’으로 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 중 내부 손님들과 잔을 부딪치고 있다. 뉴스1

치맥은 더 이상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한국 사회의 ‘연대’와 ‘동료애’를 상징하는 문화적 자산이며, 이번 회동을 통해 “한국형 비즈니스 소셜 코드”로 재조명됐다.

 

글로벌 기업 CEO가 치킨집에서 ‘깐부’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소맥’을 즐기며, ‘홍삼’을 선물로 받는 장면은 K-라이프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한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는 “이 회동은 그 자체로 ‘바이럴 마케팅의 교과서’”라며 “유명 인사들의 자연스러운 브랜드 노출이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는 경험’으로 다가갔다. 광고가 아닌 ‘문화’로 소비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0억 원짜리 광고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라며 “깐부치킨, 하이트진로, 정관장 모두 브랜드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일상 소비품이 문화 상징으로 승화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서울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앞에서 시민들에게 바나나 우유를 나눠주는 모습./엑스(X·옛 트위터)

깐부치킨은 일약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했다.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건 드문 일이다. ‘깐부’라는 단어 자체가 세계적 키워드로 부상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치맥은 한국의 사회적 유대 상징”이라며 “세 리더의 만남은 ‘치킨=한국의 소통문화’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자사 브랜드 스토리를 완벽히 살렸다. 테라·참이슬·테슬라의 조합은 자발적 브랜딩의 전형이다.

 

‘소맥 타워’는 하이테크와 로컬 컬처의 상징물로 부상했다. 엔비디아 CEO가 직접 조작한 장면은 기술과 문화의 융합을 상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깐부 회동’, 테크 리더 3인의 소탈한 만남이 만든 거대한 파급력

 

기술 리더들이 ‘치맥’으로 협력의 신호를 보냈다.

 

비공식 회동이지만 자유로운 대화 속에서 신뢰를 쌓았다는 점이 향후 협력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정관장 홍삼은 ‘한국의 품격 있는 선물’로 각인됐다. 젠슨 황의 긍정적 리액션은 ‘K-웰니스’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한 소셜트렌드 전문가는 “‘깐부 회동’은 K-컬처의 확장된 형태”라며 “‘오징어게임’의 단어가 실제 비즈니스·사회적 상징으로 쓰인 첫 사례다.

 

“치맥 한 잔의 인간미가 한국의 문화 코드”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CEO들이 웃고 건배하는 모습은 ‘K-소셜 코드’의 힘을 보여줬다.

 

젠슨 황의 한 끼 식사가 남긴 것은 단순한 화제가 아니었다.

 

‘깐부 회동’은 한국의 음식, 음주, 건강, 정서, 비즈니스 문화가 융합된 ‘K-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의 결정판’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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