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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SNS를 울린 아베의 마지막 트윗 [종교 칼럼]

입력 : 2025-10-23 10:54:19 수정 : 2025-10-23 10:54:19
정성수 hulk198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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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공천만으로 싸워나가는 오노다 노리미 후보. 일본을 지켜낼 그녀에게 힘을! 잘 부탁드립니다.”

 

2022년 7월 7일 한 정치인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올린 짧은 트윗(짧은 글)이다. 한 정치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다. 다음 날 아베는 선거 유세 중 총탄에 쓰러졌다.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이 응원의 메시지가 SNS를 울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아베가 트윗에서 언급한 오노다 노리미(小野田紀美,42) 의원이 지난 22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내각의 경제안전보장특임장관으로 임명되자, 일본 SNS에는 감동의 글이 쇄도했다.

 

“아베 전 총리, 보고 계십니까? 당신이 기대했던 오노다 씨가 해냈습니다.” “마지막 트윗이 현실이 되었어요. 눈물이 납니다.”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

 

3년전 아베의 짧은 메시지는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가 다음 세대에게 남긴 ‘신념의 유산’이다. 그리고 그 유산이 현실의 정치로 이어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출범 직후부터 ‘경제안보’를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위산업, 핵심소재 등 전략 분야를 ‘국가안보의 연장선’으로 정의하고, 국가가 직접 지원·관리하는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위기관리형 투자’라고 명명했다. 단순한 성장정책이 아니라, 기술·산업·안보가 얽힌 복합위험 시대의 생존전략을 의미한다.

 

이 흐름 속에서 오노다 장관의 등장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녀는 2022년 참의원 선거에서 공명당의 추천 없이 홀로 싸워 당선된 인물이다. 당시 아베 전 총리가 “자민당 공천만으로 싸워나간다”고 언급했던 그 장면에서 오늘의 ‘탈(脫) 공명당’ 시대를 예견한 듯하다. 공명당이 연립정부에서 이탈한 지금, 오노다의 입각은 ‘새로운 정치질서의 시작’을 상징한다. 기존 연정 틀을 넘어 자민당 단독의 정체성을 복원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한 내각의 인사로서 정치적 무게가 크다.

 

오노다 장관은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출신이다. 도쿄 타쿠쇼쿠대학교에서 정치경제를 전공하고, 도쿄 북구 의원을 거쳐 오카야마현 대표 참의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법무대신과 방위대신 정무관을 지내며 실무 능력을 쌓은 그녀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신세대 정치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젊고 기술 감각이 있는 정치인의 부상은 일본 정치가 ‘전통에서 기술로, 세습에서 실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내각은 바로 이런 세대교체의 흐름 위에서 탄생했다. 아베가 마지막 마음을 다해 응원한 인물이 오늘날 ‘경제안보의 얼굴’이 되었다는 사실은 신념이 세대를 넘어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일본을 지켜낼 그녀에게 힘을’이라는 문장은 이제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다. 아베 신조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정신은 일본 정치의 한가운데서 살아 있다. 그가 남긴 ‘국가를 지킨다’는 철학은 다카이치 내각의 기조 속에서 구체적 정책으로 이어지고,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받았던 오노다는 새로운 시대의 책임자로 자리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많은 일본인이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힌 이유는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다. 그것은 ‘결단력 있는 지도자상’이 여전히 부활하고 있다는 감동, 그리고 신념이 현실로 이어졌다는 안도감이다. 정치는 변하고 시대는 흐르지만, 지도자의 신념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베를 저격한 야마가미 데쓰야에 대한 재판이 코 앞에 다가왔다. 야마가미는 “교단(가정연합)에 대한 원한으로, 그와 깊은 관계가 있던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하지만, 아베는 가정연합이 주최한 월드서밋에 “한학자 총재가 구상하는 세계평화를 지지한다”는 동영상을 보낸 ‘죄’밖에 없다. 저격 사건과 가정연합은 별건으로 다루는 것이 옳다. 일본 법정이 어떠한 판단을 내리든 야마가미가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본의 미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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