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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00만명 중 2만명이 6·25 참전”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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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3 16:24:12 수정 : 2025-10-23 18:44:30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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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1992)과 ‘가을의 전설’(1994)은 인기 스타 브래드 피트(61)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그의 풋풋한 20대 청년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말고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두 작품 다 미국 북서부의 몬태나주(州)가 극중 배경인 동시에 실제 촬영지다. 영화를 본 이들은 잘 알겠지만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악 지대 등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북쪽으로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겨울에는 무척 춥다. 10월 중순만 되어도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다.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은 그렉 지안포르테 미국 몬태나주 주지사(뒷모습)가 6·25 전쟁 당시 한국에서 싸우다가 전사한 몬태나주 출신 장병들 이름이 새겨진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있다. 지안포르테 지사는 “몬태나주는 6·25 전쟁 당시 미국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군인을 파병한 주”라고 말했다. SNS 캡처

몬태나는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알래스카, 텍사스, 캘리포니아에 이어 네 번쨰로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반면 인구는 매우 적어 2024년 기준 약 113만명이 전부다. 자연히 연방의회 하원의원도 단 두 명만 배정돼 있을 뿐이다. 하원의원은 물론 상원의원, 주지사까지 모두 공화당 소속 정치인이 맡고 있을 만큼 공화당의 강세가 뚜렷하다. 최근 대선 결과를 봐도 2016년, 2020년, 2024년 모두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힐러리 클린턴·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을 압도적 표차로 눌렀다.

 

75년 전인 1950년 6월 한반도에서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몬태나주 인구는 지금보다 더 적었을 것이다. 어쩌면 100만명에도 못 미쳤을 수 있다. 그런데 몬태나 주지사실에 따르면 1953년 7월까지 3년 넘게 이어진 전쟁 기간 무려 2만명 가까운 몬태나 주민이 미군 일원으로 싸웠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거의 ‘한 집 건너 한 집’이 참전용사 가정이었던 셈이다. 그 가운데 19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1997년 몬태나주 미줄라에 세워진 6·25 전쟁 기념비에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기념비 건립에 투입된 재원 8만달러의 거의 대부분은 이름없는 시민들이 낸 25달러 이하 소액 기부금으로 충당됐다고 하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은 그렉 지안포르테 미국 몬태나주 주지사(왼쪽 두 번째)가 기념관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뒷모습)과 대화하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그렉 지안포르테 몬태나 주지사가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안포르테 지사는 “이번 방한 중 전쟁기념관은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몬태나주는 미국의 동맹국을 언제나 변함없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몬태나주는 6·25 전쟁 당시 미국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군인을 파병한 주”라고 덧붙였다. 주민 약 100만명 중 거의 2만명이 참전했으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지안포르테 지사가 기념관 회랑에 자리한 몬태나주 출신 6·25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는 모습이 유난히 큰 울림을 선사한 이유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생존해 있는 모든 유가족 및 그 후손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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